폰테크 안전이용 [사설] 미국의 정당성 없는 이란 기습 공격, ‘제2 이라크 전쟁’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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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7회 작성일 25-06-25 07:56본문
트럼프는 이날 공습 직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미군은 이란 정권의 주요 핵시설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에 대한 대규모 정밀 공습을 단행했다”며 “이란의 주요 핵 농축시설은 완전하고도 전적으로 제거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핵시설 일부만 손상됐다면서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극악무도한 범죄로 인한 심각한 결과와 끔찍한 영향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복을 다짐했다. 중동 내 미군기지가 공습의 표적이 되는 것은 물론,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도 있어 확전이 불가피해졌고 국제 경제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이번 공격은 트럼프가 지난 19일 ‘2주 내에 이란에 대한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실행됐다. 자국이나 동맹이 공격받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국가의 영토를 공습했다는 점에서 전례 없는 폭거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지도력을 발휘해야 할 미국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이토록 대놓고 무시하다니, 국제사회를 약육강식 법칙이 지배하는 정글로 만들겠다는 생각인지 묻고 싶다. 이미 패권을 유지할 힘을 잃어가고 있는 미국이 이번 공격으로 도덕적 권위마저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세계 평화의 조정자가 되겠다”던 트럼프가 취임 5개월여 만에 전쟁광이라고 경멸하던 정치인들의 전철을 밟고 ‘중동의 수렁’으로 끌려 들어가게 됐다. 미국이 이란과 전면전을 벌이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2003년 이라크전쟁보다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트럼프의 공격 결정이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는 미국 민주당의 비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이번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트럼프 관세전쟁에 이어 2차 충격을 받을 우려가 있다. 미국 경기 침체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격이 한국 경제에 미칠 불확실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개신교계 주장을 “본질적인 헌법적 권리”라고 두둔한 것을 두고 “괴롭히고 차별할 자유가 본질적 자유인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오는 24~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입장이 다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2023년 11월 개신교계 행사에서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했다는 지난 16일 경향신문 보도 이후 외신기자간담회(17일)와 BBS 라디오 방송(20일)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입장을 밝혔다.
법 제정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인권 보호 차원의 ‘찬성’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반대’ 주장 모두 “본질적인 헌법적 권리이자 자유권”으로 규정하며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로 요약된다. 김 후보자는 자신의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차별금지법을 비판할 때 처벌받는 것 아닌가”라는 반대 측 논리도 거론했다.
이러한 입장에 대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비판이 계속됐다.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종교·표현의 자유라도 생존권을 침해하고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자유이니까 중요하다는 주장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괴롭힐 자유와 차별할 자유가 본질적 자유란 이야기인가”라고 지적했다.
노동당도 지난 19일 논평에서 “혐오자의 차별 및 편견 섞인 선동과 사회적 소수자의 외침을 동일 선상에 두는 것은 소수자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라며 “교리라는 근거 없고 개인적인 시야로 타인의 권리를 재단하고 있다”고 김 후보자를 비판했다.
2007년 발의된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 주장은 입법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8일 논평에서 “지난 18년 동안 정권과 정당을 막론하고 보수개신교와 ‘진지한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 온 정치인들을 수없이 봐왔다”며 “정치와 종교의 이해관계만 반영하는 합의는 얼마나 폭력적인가”라고 주장했다.
홍 교수도 “정치인들이 하기 싫을 때 사회적 합의를 얘기한다”며 “의지가 있다면 반대하는 쪽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보겠다는 등 합의를 끌어낼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을 비판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김 후보자 주장에는 “허위 사실”이라는 지적이 여럿 제기됐다.
“모든 인간이 동성애를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라는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지난 18일 “특정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낙인이자 명백한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녹색당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개인의 성적 지향은 매우 사적인데 이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것처럼 범죄화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회 의석을 가진 원내 정당에서는 김 후보자 발언을 비판하는 논평이나 성명이 이날까지 나오지 않았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약속한 진보당과 기본소득당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차별금지법 관련 질의 자체가 없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조국혁신당 1명으로 구성됐다.
홍 교수는 “원내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세력조차 없다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교분리 원칙을 천명한 세속국가 대한민국에서 개신교 입장을 관철하려는 김 후보자가 공직자 자격이 있는지 심각히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연 ‘평등 세상을 위한 사회적 약자 초청 특별법회’에서 “불교는 누구보다 먼저 차별금지법 제정을 외쳐왔다”며 “우리는 오늘 혐오와 차별의 칼끝이 가장 잔인하게 향하고 있는 성소수자들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의 주빈은 대만이었다. 대만 문학은 아직 국내에 생소한 편이나, 고유한 역사와 독특한 문화를 반영한 소설들은 한국에도 몇몇 알려져 있다. 천쓰홍(49) 작가의 <귀신들의 땅>과 <67번째 천산갑>은 국내에서 3만부 넘게 인쇄됐다. 천쉐(55)의 작품은 레즈비언 문학의 경전으로 꼽히며 독보적인 관심을 받는다. 도서전을 맞아 한국을 찾은 두 사람을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프리미어호텔 코엑스에서 각각 만났다.
일제 식민 지배, 독재 정권 시기, 급속한 산업화와 빈부 격차 문제 등 대만은 한국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했다. 때문에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 올해 내한 작가 중 한 명인 장자샹은 <밤의 신이 내려온다>에서 1947년 장제스 국민당 정권 당시 일어난 민중 봉기 ‘2·28 사건’을 다뤘다.
천쓰홍의 <귀신들의 땅>은 ‘백색 테러’(1949~1987년 계엄령이 내려졌던 대만의 국민당 독재 시기) 당시 작가의 고향이기도 한 시골 마을 용징을 배경으로 한 일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억압받는 여성들과 동성애자의 고통과 슬픔을 그렸다. 소설은 대만 양대 문학상인 금장상 문학도서부문상, 금전상 연도백만대상을 수상했다.
독재 정권 시기는 대만 국민들에게 언어생활을 포함해 큰 상처를 남겼다. 천쓰홍은 “계엄 정부에서 중국어 사용을 강제하면서 학교에서 대만어를 사용하면 처벌받았다. ‘앞으로 다시는 대만어를 쓰지 않겠다’는 팻말을 걸고 다녀야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장자샹처럼 일부러 대만어를 배워 작품에 활용하는 작가도 등장했다. <밤의 신이 내려온다>에는 대만어와 중국어가 섞여 쓰였다. 천쓰홍은 “나도 작품에 대만어를 조금씩 따와 쓰기도 하지만, (대만어를 완전히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장자샹처럼 완전히 창작에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대만어는 내게 잃어버릴 뻔한 보물”이라고 말했다.
계엄령 해제 후 사회 분위기는 개방적으로 바뀌어 갔다. 대만은 2019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게이와 레즈비언이라는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힌 천쓰홍과 천쉐는 도서전 기간 ‘달아나고, 돌아오다: 타이완 퀴어 문학의 여정’라는 제목으로 함께 북토크에 참여했다.
천쉐는 1995년 발표한 데뷔작 <악녀서>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성들 사이의 정욕 묘사가 지나치다는 이유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 공식적으로 번역돼 나왔다.
천쉐는 자신의 매니저이자 문학적 동료인 여성 파트너와 함께 도서전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동성 결혼이 합법화 하기 10년 전부터 함께 살았다. 이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에세이 <같이 산 지 십 년>에 담기도 했다. 그는 매번 글쓰기와 사랑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둘 다 창조성을 가득한 행동”이라며 “글쓰기는 작품을 창조하고 사랑은 인생을 창조한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흔히 레즈비언 작가라는 이름이 따라붙지만, 그의 작품세계가 여성 간의 사랑 이야기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가난했던 시절을 다룬 <다리 위의 아이>는 그를 대만 문단에서 본격 인정받게 한 소설이다. 책은 대만 일간지 ‘중국시보’ 선정 10대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천쉐는 “어릴 때 집이 파산해 가난하게 살았다. 타이중에서 좌판을 벌고 장사를 하며 지냈는데, 그 시절을 자전적으로 담았다. 이 책이 대만에서의 내 문학적 지위를 바꿔놨다”고 말했다. 실제 천쉐는 데뷔 이후에도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타이중에 가서 옷을 파는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대만 문학의 또 다른 특징은 토속적인 정서, 그중에서도 민중에 깊이 새겨진 ‘귀(鬼)’라는 소재에 천척한다는 점이다. <귀신들의 땅>은 ‘귀문’이 열려 온갖 귀신이 출몰하는 계절이 배경이다. <밤의 신이 내려온다>의 원제는 ‘야관순장’으로 밤의 신인 야관이 길 잃은 영혼과 귀신들의 행렬을 데리고 밤 행차에 나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천쓰홍은 “대만에는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귀신은 경계가 없다는 말로 대만에서 귀신은 굉장 친숙한 개념”이라며 “음력 7월 한 달은 ‘귀신의 달’이라고 불리며 풍성한 제사 음식으로 귀신을 달래는 풍습도 있다”고 했다.
소설 속에서 귀신은 현실에서 극복할 수 없는 인간의 한을 죽어서야 풀어내는 도구가 된다. 작가는 “과거의 귀신은 대부분 여성이었는데, 힘을 가지지 못했던 여성들이 귀신이 되어서야 초능력 같은 힘을 가지고 복수를 했던 것”이라며 “결국 귀신이라는 것은 사회에 대한 반응”이라고 했다.
천쓰홍, 천쉐 작가의 작품을 포함해 다수 중화권 문학 작품을 번역해 온 김태성 번역가는 대만 문학에 대해 “중국 본토 문학에 비해 소재 등에서 더 자유롭다는 것이 대만 문학의 특징”이라며 “천쓰홍의 작품은 주제나 구성, 표현, 수사 등이 모두 적당한 중용을 가지고 있다. 재밌는 소설이 갖춰야 할 요소를 다 갖췄다. 천쉐의 경우 글에서 대중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천쓰홍은 공식적으로 두 번,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한국을 찾는 등 한국에 관심이 많다. 차기작은 “서울과 관련한 사랑 얘기”라고 했다. 지난해 불법 계엄 이후 이어진 한국의 정치 사황에 대해서도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K-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대만도 비슷하다. 대만 사람들도 시위하는 것, 목소리 내는 것을 좋아한다. 좋은 모습이라 생각한다. 자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는 천쉐는 “지난해 한강이 노벨상을 받았을 때 결국 ‘아시아 여성의 목소리를 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는 생각에 함께 기뻤다”며 “한국의 여성작가들이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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