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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명품쇼핑몰 “낙태죄 폐지됐지만, 산모 죄인 몰아간 국가…근본 원인은 입법 공백” [플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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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6-08-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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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명품쇼핑몰 지난달 23일 ‘36주 임신중지’ 사건 항소심에서 산모 권모씨가 살인 혐의 무죄를 선고받자, 그를 대리한 김명선 변호사는 기쁜 마음보다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한다. 만약 유죄가 나왔다면 “임신중지는 더 음지로 숨어들고 의료진도 위축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이번 무죄 판결이 사회적 논의를 이어갈 최소한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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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와 재판 방청과 탄원 등을 이끌었던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산모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권씨 사건이 헌법재판소의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째 이어지는 입법 공백을 드러낸 상징적 일이라며 “임신중지를 했다는 이유로 국가가 여성들을 죄인으로 몰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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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권씨가 2024년 6월 자신의 임신중지 경험을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보건복지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살아 있는 태아를 제왕절개로 출산케 한 이후 살해한 혐의로 권씨와 의료진을 재판에 넘겼다. 1심 재판부는 권씨에게 태아를 살해할 고의가 미필적으로나마 있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권씨가 산 채로 태어난 태아를 의료진이 살해할 것이라는 점은 인식하지 못했다”며 권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이 상고해 사건은 대법원에 올라가 있다.
김 변호사는 국선으로 우연히 권씨를 변호하게 됐다. 그는 관련 기록을 보고 나서 “이건 처음부터 무죄를 받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일부러 피고인에 대한 감정 이입은 완전히 배제하고, 법리만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전 브로커를 통해 아이가 사산되는 것 맞느냐고 물어본 문자 내역, 유튜브에 직접 올린 영상 등은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걸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나타난 증거와 법리만 보면 살인 의도는 없었다는 건 명확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산모가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나영 대표는 “1심은 증인이나 피고인 신문을 할 때 현재의 보건 의료 상황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한계는 2심에서 보완됐다고 평가했다. 2심 재판에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임신 후기에도 태아 심정지를 유도한 뒤 배출하는 방식 등이 의료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김 변호사는 “오 부위원장이 명확하게 의료 현장의 상황을 증언했고 이에 따른 제도의 공백이 구체적으로 뭔지를 설명했다”라며 “그러면서 재판부도 이전과는 다른 심도 있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들은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입법 공백에 있다고 강조했다. 나영 대표는 “정부는 보호출산제는 추진하면서도 임신중지 제도는 사실상 방치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이후 복지부 역시 상당한 정치적 압박 속에서 수사의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낙태죄 대신 다른 것으로 처벌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임신중지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나영 대표는 “왜 여성들이 후기까지 임신중지를 미루게 되는지부터 봐야 한다. 노동, 주거, 경제적 어려움, 가족관계, 의료 접근성 등 여러 사회적 조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며 “우리의 주장은 더 활발히 임신중지를 하자는 게 아니다. 임신중지 이후의 삶을 제대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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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회에서도 몇주에 임신중지를 허용할 것인가 하는 단편적 논의에서 벗어나 공식 상담 시스템과 의료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의료진이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출생한 아이에 대한 연계 시스템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 김정화 기자 clean@khan.kr
“솔직히 한국산 생수를 보면 변기를 내리는 물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최근 대한항공이 일본 구마모토현 강진 피해 현장에 보낸 제주산 생수 1.5ℓ 1만2000병을 전달하자, 일본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뜻밖의 반응이 나왔다. 한국을 혐오하는 내용을 담은 댓글이 다수 올라온 것이다. “한국산 물은 마시고 싶지 않다”, “피해자가 마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재고 처리가 아니길 바란다”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지진으로 단수와 폭염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인데도 ‘한국산’이라는 국적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물론 일본 온라인 공간 전체가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아니다. “피해자를 돕기 위해 보낸 물인데 왜 이런 말을 하느냐”, “국적보다 긴급 지원이 먼저”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하지만 재난이라는 극한 상황에서조차 특정 국가에 대한 불신과 혐오 표현이 빠르게 등장했다는 점은 일본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혐한’ 정서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일본 내 혐한 현상을 연구해 온 학자들은 이를 단순히 개인의 편견으로만 보지 않는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 갈등, 국내 정치, 인터넷 문화가 결합하면서 특정한 이미지가 반복 생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관자 서울대 일본연구소 부교수는 일본 사회의 내셔널리즘과 배외주의를 단순한 역사적 적대감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근대 일본이 형성해온 ‘국민’과 ‘타자’의 경계 인식 속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해왔다.
조 교수는 2016년 발표한 논문 <일본인의 혐한의식: ‘반일’의 메아리로 울리는 ‘혐한’>에서 일본 내 혐한 의식이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한 과정을 분석했다. 그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 이후 양국 간 경쟁 의식이 커지고, 2005년 독도 문제와 역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일본 인터넷 공간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담론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가 주목한 것은 ‘넷우익’으로 불리는 온라인 기반의 새로운 보수주의였다. 과거에는 일부 정치 세력이나 특정 집단에 머물던 배외적 표현이 인터넷 익명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경상국립대학교 일어교육과 강사이자 일본 사회와 문화를 연구해온 강기철은 2020년 논문 <일본 혐한 현상에 대한 비판적 분석>에서 혐한이 일시적인 정치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분석했다. 혐한을 소재로 한 서적과 인터넷 콘텐츠가 꾸준히 소비되면서, 실제 경험과 무관한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재생산됐다는 설명이다.
이번 생수 논란도 비슷한 구조를 보여준다. 실제 물의 품질이나 안전 문제가 확인된 것이 아니라 ‘한국산’이라는 표지만으로 위험성을 추정하는 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외신들도 일본 사회에서 커지는 외국인 경계 심리를 단순한 배타주의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불안과 연결해 분석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해 7월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극우 성향 정당 참정당이 “일본인 우선”를 내걸고 약진한 현상을 보도하면서, 일본 사회 내부의 ‘자신감 상실’이 외국인에 대한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스이 마사후미 니가타세이료대 사회심리학 교수는 가디언에 “사람들이 편안한 삶을 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는 개방적이지만, 생존이나 정체성이 위협받는다고 느끼면 기존 문화를 지키려는 심리가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우스이 교수는 일본 경제가 고도성장을 누리던 1980년대에는 외국인에 대한 반감이 지금처럼 두드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일본은 세계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경제 강국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장기 침체와 함께 중국·한국 등 주변국이 전자산업과 조선업 등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많은 일본인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엔저’를 이유로 일본을 ‘싸게 즐길 수 있는 나라’로 소비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도되면서, 일본이 더 이상 예전의 경제 강국이 아니라는 현실을 체감하게 됐고, 이러한 상실감이 외국인에 대한 경계심과 배타적 정서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일본 내 외국인 주민이 2024년 기준 약 38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는 노동력 부족 때문에 외국인 인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외국인 증가 자체를 문화적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역사적으로 재난과 사회적 불안이 외부 집단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 사회에서도 불안과 공포가 특정 집단을 향한 적대감으로 번졌다. 1923년 9월 대지진으로 도쿄와 주변 지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방화를 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당시 일부 시민과 치안 조직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처럼 받아들였고, 이는 조선인과 중국인 등이 희생되는 대규모 학살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다. 해외 언론과 역사 연구자들은 이를 재난 상황에서 정보 부족, 사회적 불안, 기존의 편견이 결합해 어떻게 집단 혐오로 확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분석해왔다.
일본 방송문화연구소의 나카마루 겐이치 연구원은 관동대지진 당시 확산한 ‘재난 유언비어’를 분석하며, 재난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정보가 부족하고 사회 통제가 약해지면서 사람들의 불안이 특정 대상에 대한 의심과 공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복잡한 원인을 이해하기보다 ‘누가 위협인지’를 찾아내려는 심리적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와 현재의 온라인 혐오 표현을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지만, 위기 상황에서 불안이 ‘외부 집단’을 향하는 방식은 역사적으로 반복돼 왔다.
국제 경쟁력 약화, 경기 침체, 엔저 장기화 등 일본 사회가 겪는 변화는 다시 ‘비난할 대상 찾기’를 부추기는 토양이 되고 있다. 우스이 교수는 “일본이 이제 ‘값싼 나라’가 됐다는 현실을 많은 사람이 체감하고 있다”며 “그런 현실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본 문화만큼은 최고라는 믿음에 더욱 집착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자신감이 흔들릴수록 문화적 우월감과 배타성이 심리적 방어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도움의 손길조차 혐오하는 일본의 반응은 불안한 사회가 가장 손쉽게 타인을 경계 대상으로 삼는 오래된 심리의 또 다른 얼굴인지도 모른다.
8월8일은 제7회 섬의날이다. 여기서 숫자 8은 무한(∞)한 섬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상징한다. 섬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알아보기 위해 전남광주시와 여수시가 공동 개최하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어느덧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섬,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각종 학술 포럼은 물론, 트레킹, 해양 레저, 캠핑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왜 여수일까? 여수시는 365개(유인도 48개, 무인도 317개)의 섬을 품은 대표적인 해양 도시다.
그 많은 여수의 섬 중에서 7곳을 골랐다.
절벽 위 붉은 지붕…머무르고 싶은 안도
안도는 금오도 남쪽에 딸린 작은 섬이다. 윗섬 금오도와는 2010년 안도대교가 놓이며 차량으로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섬은 나지막한 봉우리 상산을 중심으로 해안까지 완만한 경사지를 이룬다. 지형을 보면 북동쪽과 남서쪽으로 길게 돌출된 형태를 띠는데, 지명의 끝에 ‘고지(곶)’를 붙여 동고지, 서고지로 부른다.
동고지마을은 그림엽서에서 막 꺼낸 듯한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절벽 위 붉은 지붕들과 하늘, 바다의 묘한 대비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환경 덕에 국립공원이 선정한 11번째 명품마을로, 마을 펜션을 비롯해 민박, 식당 등을 갖추고 다양한 체험 및 탐방 프로그램까지 운영 중이다.
예로부터 황금어장으로 불리던 서고지는 낚시 관광형 다기능 어항으로 더욱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인도교로 이어진 앞섬, 대부도에도 피싱피어(낚시 잔교)와 캠핑장이 조성됐을 정도다. 과거 금오도 여행이나 비렁길을 걷기 위한 베이스캠프 정도로 여겨졌던 안도는 몇년 사이 자체적으로 여행자의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관광 인프라가 크게 발전했다. 다행히 새로운 건물을 짓기보다 안도 고유의 자연환경을 살리고 정비하는 방향을 택했다. 머무는 섬 여행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도 좋을 섬이다.
등대 아래 코끼리바위와 쌍굴 있는 연도
역포는 연도의 동쪽 포구로 관문 역할을 한다. 주민 수가 가장 많은 연도마을 앞에도 포구와 선착장이 있지만, 수심이 낮아 여객선이 들어오지 않는다. 역포에서 연도마을까지는 약 3㎞ 거리다. 그 때문에 여객선이 출항하고 도착하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마을버스가 역포 선착장에 나타난다.
연도마을 남쪽으로 고개 하나를 넘으면 국립공원 지정 17번째 명품마을인 덕포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넉넉한 인심 그리고 예스러움과 고즈넉함까지, 앞서 소개한 안도의 동고지마을과 유사하다.
소리도등대에서 소룡단까지 이어지는 해안길은 여행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간이다. 등대는 초록의 잔디밭과 하얀 조형물, 담 넘어 펼쳐진 푸른 바다가 조화를 이뤄 이국적인 모습이다. 등대를 받치고 있는 절벽 아래에도 비경이 놓여 있다. 쌍굴이라 불리는 두 개의 동굴이다. 쌍굴은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해식동굴로 긴 코를 바닷물에 담근 듯한 형상의 코끼리바위와 함께 웅장한 규모를 연출해낸다. 쌍굴과 코끼리바위는 소룡단 능선 전망대에서 가장 또렷하게 조망할 수 있다.
한참 걷다 참전복에 막걸리 한 사발 개도
개도 역시 몇년 사이 걷기 붐이 일면서 많은 탐방객이 찾아드는 섬이 되었다. 섬에는 주민들이 평생을 지르밟으며 땔감을 구하러 다녔거나 소몰이를 했던 길이 있다. ‘개도사람길’은 그 삶의 자취를 따라 조성되었다.
특히 2코스 끝자락, 벼랑전망대에서의 풍경은 개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솔머리산과 천제봉 벼랑이 감싸안은 삼각 바다는 마치 산중 호수처럼 느껴진다.
한편, 청석포해변의 바다로 뻗어 난 너럭바위는 과거 주민들이 모여 화전놀이를 했을 만큼 넓고 편평하다. 몇년 전부터는 SNS에서 유명해진 익스트림한 텐풍(텐트풍경) 사진 덕분에 캠핑 백패커들 사이에 인기몰이 중이다.
예로부터 개도는 물맛이 좋았다. 남쪽 천제봉에서 흘러내린 청정수는 개도 막걸리의 생명수다. 개도는 먹거리 또한 풍부한 섬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참전복은 적당한 수온에다 파도의 영향이 없는 독특한 지형 때문에 찰지고 달큼한 맛이 돈다. 풍부한 해산물에 솜씨를 더한 개도의 음식들은 탐방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탐방객들은 열심히 섬을 걷고 장어탕이나 참전복에 막걸리를 곁들이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개도는 알찬 여정을 만들어주는 것도 모자라 마무리마저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섬이다.
꽃 피는 남쪽 섬 캠핑의 메카 하화도
지도에서 보면 영락없이 여성의 하이힐을 닮은 자그마한 섬이다. 하화도는 오래전 백패커와 트레커들에 의해 알음알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뒤 현재는 여수의 내로라하는 명품 섬이 되었다. 텐트 한두 동이 고작이던 애림민 야생화공원이 마을의 공식 야영장으로 인정받으면서 하화도는 남쪽 섬 캠핑의 메카로 사랑받고 있다.
하화도에는 5.7㎞의 걷기길이 놓여 있다. 난이도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쉽게 걸을 수 있는 길의 이름은 꽃섬길이다. 걷다 보면 진달래, 찔레꽃, 유채, 구절초, 부추꽃, 원추리 등 계절을 닮은 꽃 군락을 쉴 사이 없이 만나게 된다. 특히 봄에는 철쭉으로 빨갛게 물든 마을 뒤편 언덕과 유채꽃이 만발하는 시짓골전망대가 압권이다.
꽃섬다리는 해안 절벽 사이의 높이 60m 협곡에 설치된 100m 길이 출렁다리다. 명실공히 섬의 제1명소인 만큼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다리 중간 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숨겨진 절경 큰굴과 바다 건너 윗꽃섬 상화도의 오롯한 자태 또한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는 사도
선착장에 내리면 놀랍게도 두 개의 실물 크기 티라노사우루스 조형물이 여행객을 반긴다. 첫 방문이라면 이게 뭔가 싶지만, 놀랍게도 사도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남아 있는 섬이다. 게다가 해안지형 대부분을 7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중성 화산암류와 퇴적암이 차지하고 있어 학술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섬은 해수면과 거의 일치할 정도로 납작한 모습을 하고 있다. 산이 없기 때문이다. 단 하나뿐인 마을이 끝나는 부근에 작은 구릉이 하나 있는 정도다. 사도는 본섬을 중심으로 중도, 증도, 장사도, 추도 그리고 바위섬 두 개를 포함하여 총 7개의 섬이 군도를 이루고 있다.
추도는 사도에서 불과 750m 떨어진 섬으로 국가지정문화유산 보호구역이다. 추도에는 세계 최장급을 자랑하는 약 84m의 공룡 보행렬을 포함하여 1700여개 공룡 발자국 화석이 분포돼 있다. 그리고 100년 이상 되었다는 옛 돌담과 시루떡처럼 층층이 쌓인 해안 퇴적층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다니는 도선이 없으므로 사도나 인근 섬 낭도에서 유람선이나 낚싯배를 타고 입도해야 한다.
쉬엄쉬엄 정원 걷듯 산책하는 손죽도
손죽도는 대부분이 산지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봉화산과 깃대봉을 중심으로 능선 왼쪽 끝에는 삼각산의 쌍봉이, 오른쪽 끝은 마제봉이 단 하나의 마을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쌍봉은 손죽도의 상징과 같은 봉우리다. 쌍봉전망대에 오르면 마을을 포함한 섬 전체의 모습이 발아래 펼쳐진다. 또한 일출과 일몰을 같은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손죽도 최고의 포토스폿이다.
손죽도는 쉬엄쉬엄 마을을 산책하는 재미도 있다. 봄이 되면 골목 구석과 그 너머 마당까지 오색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올라 마치 섬 전체가 커다란 화원을 방불케 한다. 섬 주민들이 약속이나 한 듯 나무와 꽃을 심고 집마다 크고 작은 정원을 일궈낸 결과다. 손죽도의 주민은 여느 섬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연령대가 높지만, 몇년 전부터는 비교적 젊은 이주민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그들 중에는 나름의 테마를 가진 민박을 운영하는 이들도 있다. 덕분에 손죽도에서는 다양한 여정이 만들어진다. 선착장에서는 소거문도, 광도, 평도로 또 다른 여객선이 오간다. 계획만 하면 섬에서 섬으로의 여정도 가능하다.
푸짐한 가짓수에 맛도 훌륭 ‘섬 백반’ 초도
초도는 북쪽의 거금도와 남쪽의 거문도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는 섬이다. 초도로 가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은 여수항에서 쾌속선을 타는 것이다. 하지만 자차를 동반하고 싶다면 녹동에서 차도선을 이용해야 한다.
초도에는 중앙의 상산봉을 중심으로 일주도로가 나 있다. 따라서 어떤 마을을 베이스캠프로 해도 길의 중복 없이 간결한 트레킹과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상산봉은 보기에는 부담스럽지만, 대동마을에서 3시간이면 왕복 산행이 가능하다. 정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섬들이 어우러진 바다의 걸출한 풍광이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초도는 해안선 굴곡이 심하며 수심이 깊고 맑은 청정 해역을 가지고 있다. 그 덕에 의성항은 언제나 어선들이 북적이고 수산물이 풍부하다.
진막마을은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진을 쳤던 곳이며 마을을 중심으로 제주 출신 해녀가 20여명 살고 있다. 성수기에는 마을 펜션과 먹거리센터를 운영하는데 해녀들이 잡아온 해산물을 손님상에 올린다.
초도를 방문했다면 떠나기 전 어민회관의 섬 백반은 꼭 먹어봐야 한다. 섬 내 유일한 식당으로 거북손, 홍합, 고둥, 볼락, 건새우, 참게, 멸치, 파래 등 섬에서 나는 자연산을 기본 재료로 한다. 반찬 가짓수가 많고 양도 푸짐한 데다 맛 또한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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