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고향 전남 방언으로 ‘마가복음 번역서’ 낸 임의진 목사 “예수님도 사투리로 소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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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10-19 11:37본문
지금 한국 교회, 엘리트주의 만연그의 소박함과 친근함 담고 싶었다
예수가 2000년 전 갈릴리 지역이 아닌, 전남 해남의 한 바닷가에서 베드로와 그의 형제 안드레를 만났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아따메 수고가 많으시요이. 거시기 인자부텀 저를 따라 댕기셔야 쓰겄소. 지비들을 물괴기가 아니라 사램을 낚는 찐한 어부가 되게 해드릴텡게.”
신약성서 마가복음을 전라남도 방언으로 번역한 <마가복음 전남 방언>(대한기독교서회)이 나왔다. 남도 사투리로 읽는 성서. 다소 불경스러운 느낌이 들 법도 한 시도를 한 이는 종교·문화계에서 재주꾼으로 소문난 임의진 목사(55)다. 전남 강진 출신인 그가 ‘모어(母語)’로 쓴 신앙고백이자 창조적 상상력의 결과물이다.
“예수님은 갈릴리 촌구석에서 민초들과 부대끼며 사셨던 분이에요. 당시 쓰셨던 말도 이 지역의 사투리인 아람어지요. 소위 인텔리가 아닌, 낮은 자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복음을 전하셨거든요. 하지만 지금 교회는 엘리트주의가 만연해 있고 사회의 흉기가 되어가고 있잖아요. 젠체하지 않았던, 소박하고 친근하고 가난한 예수님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작가이자 시인인 임 목사는 평소에도 남도 방언을 사전처럼 정리해왔다. 어느 말보다 자유롭고 찰지고 한스럽고 풍부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말이지만 자칫 소멸할 수도 있는 소중한 유산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생각이 방언 성서로 연결된 것은 그가 지난해 말 겪었던 비극 때문이다. 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에서 그는 누나와 여동생을 동시에 잃었다. 거의 매주 얼굴을 보고 ‘모어’로 소통하던 혈육이 사라진 데서 온 상실감과 고통에 기가 막혔다. “따뜻한 피와 같은 방언을 나누며 함께 살아온 세월들을 이어가보려는 시도였어요. 깝깝한 속이 좀 뚫린 것 같습니다.”
평소 성서를 연구하고 가르쳐온 그가 마가복음을 선택한 이유는 4복음서 중 가장 먼저 기록된 데다 가난하고 질박한 민초들과 어울렸던 예수의 삶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달리다굼’ ‘아바 아버지’ ‘엘로이 엘로이 라마 사박다니’ 등 아람어 방언이 강조되어 있는 것도 마가복음의 특징이라는 것이 임 목사의 설명이다.
일반적인 성서와 달리 제자들을 향해 존대어를 사용해 표현한 것도 눈에 띈다. “너희는 온 세상에 나가서,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여라”(마가복음 16장 15절)라는 구절은 다음과 같이 썼다. “예말이요, 성님 동상님덜. 인자부텀 온 천하에 댕김서 몽조리 만나는 사램들마다 그간 알캐드린 복음을 전하셔야 쓰겄소.”
“전라도에선 유독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성님 동상이라는 말로 마음을 담지요. 게다가 모든 이에게 존중을 몸소 보여준 예수의 삶을 전라도에 대입하면 존칭어를 기본적으로 사용했으리라 상상하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임 목사의 오랜 벗인 홍성담·전정호 작가가 작업한 질박한 목판 삽화도 깊은 감동과 울림을 더한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밑바닥의 생생한 말들을 담아낸다고는 했지만 혹시나 희화화될까 싶은 마음에 수위조절을 한 것도 있다. 이를테면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단도리할 때 ‘말하면 디져분다’ 하는 식의 자연스러운 표현은 살리지 못했다.
“혹시 또 모르죠. 예수님의 인간적인 모습을 더 드러낼 수 있는 번역을 시도해볼 수 있을지도요. 일단은 이 마가복음을 오디오북과 구성진 판소리로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는 이달 30일 광주에서, 다음달 26일엔 서울에서 북콘서트를 이어간다. 다음달 25일부터는 서울 인사동에서 책에 실린 삽화와 방언 성서 구절 등을 표현한 삽화전을 개최한다. 그가 작업한 판화 작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목사이자 작가, 시인, 앨범을 여러 장 낸 뮤지션이자 음반기획자. 여기에 대안학교장, 갤러리 관장, 화가, 문화운동가 등 경계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에게 물었다. 어떤 호칭으로 불리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외국 친구들은 저를 ‘이매진’이라고 불러요. 제 이름과 비슷해 지은 영어이름인데 제 정체성에 잘 들어맞는 것 같아요. 그간 현실성 없다는 핀잔을 많이 듣고 살았는데 상상하지 못하고 사는 삶이 얼마나 메마르고 삭막한가요. 상상하고 꿈꾸는 삶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위로할 수 있다고 믿어요. 예수님도 그렇게 사신 분이잖아요.”
역습에 능한 오현규(헹크)가 자신의 장기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엄지성(스완지시티)와 오현규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앞서가고 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파라과이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오현규는 후반 30분 후반에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연결한 전진 패스를 잡아챈 뒤 감각적인 드리블 돌파를 펼치면서 추가골을 넣었다.
오현규의 A매치 6호골이다. 오현규는 지난 9월 멕시코 원정에서 득점을 터뜨린 기세를 이번 평가전에서도 이어가게 됐다. 그 상대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 18경기에서 단 10실점만 허용한 파라과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오현규는 파라과이전을 앞두고 “수비가 아무리 강해도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라면서 “파라과이가 어느 나라를 이겼든 우리가 해야할 부분만 잘 준비하면 된다. 내가 유럽에서 쌓은 경험이 있다. (파라과이처럼 수비가 강한) 그런 상대로도 골을 많이 넣었기에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 자신의 발언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다.
청년층(15∼29세)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기간의 고용률 하락은 외부의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력직 중심의 채용 기조 등 구조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45.1%로, 1년 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전년 동월 대비 17개월째 내림세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6년 만에 가장 긴 감소 기록이다. 당시에는 경기 부진과 비경제활동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청년층 고용률이 2005년 9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51개월 연속 떨어진 바 있다.
고용률은 전체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로, 취업자 수 증감과 달리 인구 감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아 실질적인 고용 실태를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번 고용 부진은 외부 충격에 따른 일시적 악화와는 성격이 다르다.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19 때는 글로벌 회복세와 함께 고용률이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청년 고용 위축은 잠재성장률 둔화와 채용 구조 변화 등 내부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이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취업 문이 좁아지고 있다. 8월 제조업 취업자는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의 여파로 6만1000명 줄며 15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건설업 취업자도 8만4000명 감소해 17개월 연속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로 전체 취업자 수가 30만 명 이상 늘었지만, 단기 일자리에 집중되면서 청년층은 오히려 14만6000명 줄었다.
‘경력직 선호’ 추세도 청년층이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중 신규 채용은 546만7000개로,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일자리에서 신규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26.6%까지 떨어지며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를 구하다 지친 청년들은 고용시장에서 이탈해 구직활동도 일도 하지 않는 ‘쉬었음’ 계층으로 밀려나고 있다. 쉬었음 인구는 지난 2월 50만4000명을 기록했다.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40만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쉬었음 인구 10명 중 3명은 청년층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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