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마케팅 [김택근의 묵언]‘진달래꽃’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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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21 14:25본문
소월의 시는 해설이 필요하지 않다. 그냥 가슴에 담으면 된다. 의미를 부여할수록 시를 훼손한다. 어렵지도 않다. 누구라도 자신만의 촉감으로 시를 만지고 느낄 수 있다. 소월은 ‘시란 이렇게 생겨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물론 소월 이전에도 시인들은 있었다. 최초의 신시는 최남선이 1908년에 잡지 ‘소년’에 발표한 ‘해(海)에게서 소년에게’이다. 전통적인 운율을 깨뜨려 문단에 충격을 주었다. 이어서 문예지들이 속속 창간되었고, 많은 신시들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그 시들은 산문을 분절시켜 시에 대한 개념을 표백시켰을 뿐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소월은 하늘이 내린 시인이었다. 스무 살 전후의 시들이 그의 대표작들이다. 그럼에도 문단의 벽은 높았다. 기존 시인들은 소월을 거들떠보지 않았다. 홀로 시를 써서 스승 김억(김안서)에게 보여줄 뿐이었다. 소월의 시를 접한 당대의 문사 박종화는 탄복했다. “무색(無色)한 시단에 소월의 시가 있다.” 소월의 시는 어지럽고 마른 시단에 함초롬히 피어난 꽃이었다. 단번에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당시로 말하면 모두 다 외국어식 언어사용에 열중하여 조선말다운 조선말은 사용치 못하던 때에 소월이는 순수한 조선말을 붙들어다가 생명 있는 그대로 자기의 시상(詩想)표현에 사용하였던 것이외다.”(김억)
소월의 시는 세월이 흘러도 제자리에서 향기를 뿜었다. 시가 노래를 품고 있어 많은 명곡들이 만들어졌다. “제 눈에는 우리네 시간의 강물이 소월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들 곡조에 맞춰 흐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느 모래톱엔 노랫말 영롱한 동요가 있고, 어느 여울엔 의미심장한 가곡이 있으며, 어느 물굽이엔 시적인 비유가 빛나는 노랫말의 가요가 있습니다.”(시인 윤제림) 1920년대에 많은 시인이 출현했지만 그들의 시는 햇살에 바래고 풍화하여 희미해졌다. 김소월만이 한용운과 더불어 우뚝 솟아있을 뿐이다. “배운 바 없는데도 민족의 정서와 가락으로 시를 빚었다. 당할 사람이 없는 서정의 종조이다. 남과 북 모든 국민에게 사랑받는 시인이다. 그의 출현은 기적이고 그가 있음은 축복이다.”(문학평론가 장영우)
소월의 삶은 치열했지만 불행했다. 김억은 요절한 소월을 추모하는 글에서 몇번이나 ‘불행한 시인’이라며 탄식했다. 절필하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실패를 거듭했고, 좌절을 견디지 못해 32년의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당시의 천재들이 그러했듯이 젊은 날에 절창을 쏟아내고는 홀연 세상을 떠났다.
올해는 시집 <진달래꽃>이 세상에 나온 지 100년이 되는 해이다. <진달래꽃>은 1925년 12월26일 매문사에서 나왔다. ‘산유화’ ‘못잊어’ ‘먼 후일’ ‘초혼’ ‘엄마야 누나야’ ‘부모’ ‘팔벼개 노래’ ‘개여울’ 등 시 127편이 실려 있다. 작가 서해성은 우리네 여윈 모국어의 언덕에 ‘진달래꽃’이 피어있다고 했다. 그래서 소월이 처음 피워낸 꽃은 100년 동안 피어있는 한글 봄꽃이라고 상찬했다. “그날 이후 향기 나는 모국어는 다 ‘진달래꽃’에 빚졌다. 모국어로 쓴 글과 노래는 다 진달래꽃이다. 이 강토가 진달래 강토이다.”
그럼에도 <진달래꽃> 10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보이지 않는다. ‘K컬처’가 지구촌을 사로잡는 시대에, 시인 수만명을 보유한 ‘시인의 나라’에서 이럴 수는 없다. 내란이 일어나 모든 힘을 소모한 탓인가. 아니면 늘 곁에 있어서, 너무나 친근해서 잊은 것인가. 아직은 늦지 않았다. 12월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라도 <진달래꽃> 100년을 기리는 일에 새 정부가 나서주기 바란다. 물신(物神)만을 좇는 천박한 나라가 아님을 증명해 보이라. 소월의 시혼이 깃든 저수지의 물로 글밭을 가꾼 문학계, 소월의 시로 노래를 만든 음악계, 인세도 없이 소월의 작품을 펴낸 출판계 등이 모두 나서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제대로 된 기념관 하나 세워야 하지 않겠는가. 뜰에 진달래꽃이 피어있는 소월의 집이 보고 싶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3대 특별검사(특검)’의 동시 가동과 관련해 “최대한 인력 파견 등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오 처장은 17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란 특검과 관련해 공수처에서 방첩사령부 관련 수사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으니 그 인력을 중심으로 특검에 파견해 수사가 연속성을 갖고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병대 채 상병 사건도 (사건을) 맡고 있는 수사진을 중심으로 (특검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처장은 “특검법을 보면 공수처에서 세 특검에 합계 10명 이상을 보내도록 돼 있다”며 “되도록 많이 보내서 특검이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각 특검법에 따라 내란 특검에 총 160명(파견공무원 포함) 중 3명 이상, 김건희 특검에는 총 120명(파견공무원 포함) 중 1명 이상의 검사 등을 파견하도록 돼 있다. 채 상병 특검에는 60명(파견공무원 포함) 중 10분의 1(6명) 이상을 공수처가 지원해야 한다. 조은석 내란 특검은 지난 15일 오 처장과 1시간 반 정도 면담하고 인력 파견 등을 논의했다.
오 처장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보내달라는 요청은 없었다”며 “최대한 특검이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 및 여러 가지 기타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방첩사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도 내란 특검 수사대상으로 파악하고 수사 중이던 사건 자료 등을 특검에 이첩할 방침이다.
채 상병 순직사건 및 수사방해 의혹을 파헤칠 이명현 특검도 조만간 공수처를 방문할 예정이다. 채 상병 사건은 공수처에서 1년 넘게 수사를 진행했지만 주요 피의자 소환조사가 아직 되지 않아 속도가 더디다는 비판을 받았다. 12·3 불법계엄으로 내란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더 차질을 빚었다. 오 처장은 “내란수사를 하면서 채 상병 사건을 동시에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지만 내란 사건 조사가 어느 정도 정리된 후 압수수색 등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 등 수사기록은 채 상병 특검팀이 꾸려지면 특검으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오 처장은 이날 12·3 불법계엄 사태 수사와 관련해선 “공수처에 보여주신 기대에 비춰볼 때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국민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질책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부패 수사기관으로서 더욱 정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공수처의 독립기관 위상이 정립되려면 수사권과 기소권 일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법원과 검찰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와 즉시항고 포기를 언급하며 “참 생각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고, 그래서 (공수처 존재에 대한) 확신을 더 하게 됐다”고 말했다.
걸그룹 뉴진스(NJZ) 멤버들이 소속사 어도어와 상의 없이 개인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원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은 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5-2부(재판장 황병하)는 17일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 항고심에서 멤버들의 항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속계약에 있어 당사자간 신뢰관계가 훼손됐다고 볼만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고, 일방이 주관적인 사정만을 들어 전속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뉴진스가 임의로 독자적인 연예활동을 하는 경우 뉴진스는 연예활동으로 인한 성과를 사실상 독점할 수 있는 반면, 어도어는 그간 투자 성과를 모두 상실하게 되는 심각한 불이익을 입게된다”고 밝혔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29일 “어도어가 전속계약을 위반했다”며 어도어와의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와의 갈등 끝에 대표직에서 해임되자 “민 대표를 복귀시켜달라”고 요구했으나, 어도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뉴진스는 팀명을 ‘NJZ’로 바꾸고 어도어로부터 독립된 활동을 예고했다. 이에 어도어는 “멤버들이 어도어 소속임을 확인하고 독자적으로 광고(계약) 체결 등 연예계 활동을 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앞서 법원은 “현재까지 제출된 멤버들의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어도어가 전속계약의 중요한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도어 측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진스 측은 항고했지만, 이날 항고심도 멤버들의 주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에서도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의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멤버들이) 어도어의 사전 승인이나 동의 없이 연예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어도어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뉴진스가 이를 어기고 독자활동을 하면 각 멤버별로 10억원씩 어도어에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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