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가입현금지원 밤 0~5시, 누가 일하고 누가 이익을 얻나···쿠팡은 비껴간 새벽배송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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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3회 작성일 25-11-11 02:18본문
새벽배송 논란은 민주노총 택배노조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0시부터 5시까지 심야 시간 배송 제한’ 방안을 제안하면서 비롯됐다. 현재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쿠팡은 1년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주간배송 2회, 야간배송 3회 하루 총 5회 반복 배송을 한다. 자정 이후의 심야노동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2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만큼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심야 3회 배송을 2회로 조정하자는 제안이었다. 택배노조는 “밤 12시까지의 새벽배송과 새벽 5시 이후 배송은 계속된다”라며 “긴급히 새벽배송이 필요한 물품에 한해 오전근무조(5시 출근)가 새벽배송으로 물품을 배송하자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제안은 ‘새벽배송 전면 금지’로 요약되면서 논의는 ‘소비자’ 대 ‘노동자’ 간의 대립 구도로 치환됐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연맹 등 12개의 단체가 소속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의 반대가 ‘새벽배송 제한’의 주요 논거로 언급되지만, 정작 주요 소비자 단체들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협의회 측은 “입장을 내려면 여러 회원 단체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데 회원 단체 내에서도 의견이 다 다를 것”이라며 “또한 지금은 이슈가 많이 변질돼 있는 상황이라 입장을 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심야배송 전면 금지, 소비자 불편과 사회적 혼란 초래 우려’라는 성명을 발표한 소비자주권시민회의도 ‘새벽배송 전면 금지’를 전제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 또한 “택배노동자 보호와 소비자 편익의 조화를 위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촉구하는 정도에 그쳤다. 대한상공회의소 소통플랫폼인 ‘소플’이 지난 11월 4일 플랫폼 방문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0~5 심야 시간대 배송을 금지해야 한다’는 찬반 조사에서는 328명의 응답자가 찬성 50%, 반대 50%로 팽팽하게 나뉘기도 했다.
새벽배송 수요 과장됐을 가능성도
소비자들의 새벽배송 수요가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승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벽배송 수요가 ‘공급 주도 가짜 수요’라고 말한다. 쿠팡, 컬리 등 주요 플랫폼들이 새벽배송만을 유일한 옵션으로 제공하면서 실제로는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새벽배송을 이용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새벽배송은 소비자의 잠재적 니즈를 발굴했다기보다는 인위적으로 수요를 창출한 측면이 강하다”라며 “쿠팡이 독점적 시장 확보력을 가지면서 쿠팡의 규칙이 택배업계의 규칙이 됐다. 수수료 차등 정책을 바탕으로 새벽배송, 익일배송, 기타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월 국회에서 열린 ‘쿠팡 택배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에서 “이렇게 빨리 배송받을 필요가 없는데 굳이 새벽배송을 해야 하냐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있다”며 “새벽배송이 기본값으로 돼 있는 걸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한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새벽배송을 하는 국가는 우리밖에 없다. 심야 로켓배송이 우리 사회에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새벽배송 제한 논쟁의 또 다른 한 축으로 ‘노동자 간 대립’ 양상도 나타난다. 일부 새벽배송 기사들은 교통 체증과 엘리베이터 대기 등으로 낮 시간 배송이 비효율적이라며 택배노조가 제안한 ‘0~5시 배송 금지’에 반대 의견을 밝혔다. 강민욱 택배노조 부위원장은 새벽배송이 업무에 일정한 효율성이 있지만 노동자들의 건강 위험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심야노동은 2급 발암 요인이며 심혈관계 질환과의 연관성도 널리 알려져 있다. 미국 공중보건의학회는 야간 운전이 사고위험뿐 아니라 우울증과 사회적 고립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쌓이고 쌓이다가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태은 중앙대 불안정노동과사회정책 연구랩 연구원은 “쿠팡 노동자들은 주간보다 야간이 바쁘고 물건이 더 많다고 이야기한다. 쿠팡 새벽배송 노동의 특성은 ‘야간에 더 빠르고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데 있다”라며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해고될지 모른다는 공포는 노동자들을 더 뛰어다니게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노동자들의 몸에 치명적이고, 노동자들의 잦은 사망 사건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사망한 쿠팡CLS 소속 택배기사 고 정슬기씨는 밤 8시 30분 출근, 다음 날 오전 7시 퇴근이라는 고정된 야간근무를 주 6일 반복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인은 사망 전 12주 동안 주 평균 73시간 이상을 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과로와 심야노동의 누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직업 선택의 자유도 최소한의 법적 기준을 충족하는 범위 내에서 보장돼야 한다. 김종진 소장은 “일자리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최저임금 이하라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법이 정한 기준보다 낮은 조건에서 일하는 것을 ‘직업 선택의 자유’로 허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은 현행 법·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영역에 있다. 다른 직종의 심야근무자들은 최소한의 휴식 시간, 교대제, 야간 근무 일수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만 플랫폼 노동자들은 이러한 보호에서 제외돼 있다. 고용노동부 산재 사망 통계에 따르면 심야 시간대의 사고 발생이 가장 높다. 제도적 보호가 있는 노동자조차 이런 상황이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말하기보다 플랫폼 노동에도 기본적인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쿠팡 시스템 거론 안 해, 생산적 논의 실종
소비자와 노동자, 또 노동자 간 대립 구도가 반복되면서 정작 쿠팡으로 대표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구조적 책임은 논의에서 비켜서 있다. 쿠팡은 2021년 ‘택배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고, 당시 합의된 ‘택배기사의 분류작업 배제’ 원칙 역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청문회에서는 프레시백 회수 업무가 택배기사의 업무가 아니라는 점이 지적되자 개선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현장에서의 실질적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김종진 소장은 “쿠팡은 정상적인 고용 기준이나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방식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구조에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심야노동만 해도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5배의 가산임금을 줘야 한다. 플랫폼 노동으로 고용하면 아무 규제가 없어 이를 활용해온 거다. 이에 대한 사회적 토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고태은 연구원은 근본적으로 쿠팡의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은 배송부문 핵심인력을 직고용 배송기사로 두었다가 이를 다 특수고용 노동자로 전환했다. 할당·지시·감시·관리가 어플을 통해 모두 가능한 디지털 시스템 덕분”이라며 “사실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원청이 만든 어플로 실시간 관리감독을 받는 것 또한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기준으로 삼아 이들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쿠팡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없다 보니 ‘새벽배송 금지 찬반’으로만 논쟁이 흘러가면서 생산적인 논의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새벽배송이 제한돼도 배송 전 상품을 분류·포장하고 차량에 싣는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노동자의 야간노동은 여전히 계속된다며, 이번 제한이 일부 택배기사에게만 해당되는 조치라고 주장한다. 이같은 주장은 새벽배송 제한을 반대하는 주요 근거로 제시된다. 정성용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은 “이같은 주장은 마치 ‘택배노동자’와 ‘물류센터 노동자’ 두 노동 집단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라며 “그러나 이는 쿠팡의 배송 시스템의 현행 유지를 전제로 한 논리다. 예를 들어 새벽배송 마감을 자정이 아닌 밤 9~10시로 앞당기거나 로켓배송 구조 자체를 조정하면 물류센터 노동자의 야간노동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류센터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어 야간수당을 받기 위해 오후조(야간조)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새벽배송 제한이 현장의 노동 강화나 임금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쿠팡의 속도 경쟁과 저임금 구조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
“사랑해. 오래 살아야 해. 영원히 살아. 고양이 요괴가 되어줘”
‘흔한 집사의 말’이라며 SNS상에서 화제가 된 만화 대사입니다. 요괴가 되어달라는 말은 언뜻 저주 같기도 하지만, 영원히 나와 함께 건강히 살아달라는 하소연이기도 합니다. 이런 꿈이 실제로 이뤄지면 어떨까요? 애니메이션 영화 <고스트캣 앙주>의 37살의 요괴 고양이 ‘앙주’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여름의 한적한 바닷마을, 기차에서 한 부녀가 내립니다. 하지만 보통의 부녀와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아빠의 테츠야의 몸에는 흉터가 가득하고 11살 딸 카린은 지나치게 어른스럽죠. 이들이 도착한 마을은 테츠야의 고향입니다. “누군가 있으려나” 주저하며 들어간 ‘소세지절’에는 한 스님이 테츠야를 반깁니다. 테츠야가 20년만에 고향에 온 이유는 쫓아오는 빚쟁이들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스님에게도 100만엔 (약 1천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화만 사게 됩니다.
반면 딸 카린은 모든 게 싫을 뿐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2년이 지났고 곧 기일은 다가오는데, 철없는 아빠는 자신을 절에 둔 채 “돈을 갚고 오겠다“고 말합니다. 카린은 “돈 없는 거 다 안다”며 타츠야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돈을 쥐여줍니다. 아빠는 “엄마의 기일까지는 꼭 돌아온다”고 약속한뒤 카린을 절에 둔 채 떠납니다.
혼란스러운 카린 앞에 갑자기 오토바이를 탄 거대고양이가 나타납니다. 노란색 털에 분명 고양이의 얼굴인데, 몸집은 성인 남성만큼 커다랗고 두 발로 걸어 다닙니다. 심지어 처음 본 카린에게 “함부로 절에 들어오면 안 된다”며 퉁명스레 말을 걸기까지 하죠. 처음 보는 광경에 깜짝 놀란 카린은 스님에게 ‘고양이 맞느냐’고 물어봅니다. 스님은 “앙주는 우리 절에 사는 고양이 요괴야”라고 설명하죠.
37년 전, 앙주는 비 오는 날 동네 천변에서 스님에게 구조되었습니다. 손바닥만큼 작았던 아기고양이는 스님의 손에 거둬져 건강한 성묘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고 10년, 20년이 지났지만 앙주는 도저히 늙지를 않았습니다. 그렇게 절에 온 지 30년이 된 해. 고양이 앙주는 사람의 모습을 한 거대 고양이 요괴가 되었습니다.
앙주는 요괴라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성실하고 착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고양이 손으로 마사지를 해주고 용돈 벌이를 합니다. 마을 사람들에게는 ‘선생님’이고 동네 아이들에게는 ‘형님’이죠. 나이가 나이이니 술도 마시고, 약간 퉁명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지녔습니다. 언뜻 탈을 쓴 사람 같기도 하지만 인간들이 보지 못하는 신의 모습을 본다는 점에서 요괴임은 확실합니다.
시간은 지나고, 테츠야가 와야 할 때가 됐지만 소식은 없고, 카린의 전화도 받지 않습니다. 분노한 카린은 직접 기일을 챙기기 위해 혼자서라도 도쿄로 떠나겠다 마음먹습니다. 하지만 혼자는 위험하니 앙주가 함께 따라나섭니다. 분명 고양이이긴 하지만 카린보다 훨씬 오래 산 ‘어른’으로서 동행하는 것이죠. 두 사람은 도쿄에 도착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앙주의 눈에 카린 옆에 붙은 가난신이 보입니다. 가난신이 붙으면 되는 일도 안되는 ‘불행의 늪’에 빠지게 되는데 말이죠. 그걸 보고 있을 수 없었던 앙주는 떠나달라 부탁하지만 가난신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카린이 앙주에게 “허공을 보며 뭘 하는 것이냐”고 물으니 앙주는 “가난신과 대화 중”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을 듣자 카린은 “아무리 가난신이라도 신이니 소원을 들어달라”며 “돌아가신 엄마를 만나게 해주면 내 옆에 붙어있을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합니다.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가 죽고, 아버지에게마저 기댈 수 없는 카린은 죽음조차 두렵지 않았죠.
그렇게 앙주와 가난신, 카린은 죽은 엄마를 보기 위한 저승 여행에 나섭니다. 카린은 저승 도깨비와 염라대왕을 피해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요. 퉁명한 듯 다정한 고양이 앙주와 11살의 카린의 여행은 피식 웃음이 나다가도 마음 한쪽이 따뜻해집니다.
영화 <고스트캣 앙주>는 이마시로 타카시의 만화 <고양이 요괴 안즈 짱>을 원작으로 하는 일본과 프랑스의 합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시골 바다마을의 아름다운 풍광과 부드러운 색감이 특징적인데,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정도입니다. 더해 실사로 촬영한 영상에서 표정이나 움직임을 추출해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로토스코핑’ 기법을 사용해 2D 그림이지만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볼 수 있죠. 훌륭한 만듦새로 제77회 칸영화제 감독주간과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시네마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습니다.
아무에게도 기대지 못하겠다 생각이 들때, 반려동물은 존재만으로 큰 위안을 주죠. 기르는 동물에게 ‘제발 영원히 함께해줘’라고 빌어본 사람이 있다면 “난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어. 요괴라 죽지 않으니까”라는 대답을 들려주는 앙주가 더 사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나만 고양이 없어 지수 ★★★★ : 치즈 고양이의 따뜻한 털에 폭 안기고 싶어진다.
카린아 괜찮아 지수 ★★★★★ : 어린나이에 어른이된 카린의 모습이 안쓰럽고 귀엽다. 영화 <벌새>나 <이사>를 재밌게 봤다면 추천!
유니콘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뿔 달린 말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코뿔소는 분명히 현실에 존재한다. 비록 코뿔소는 유니콘이 아니지만, 이런 사례는 ‘환상의 생물’과 실재하는 생물 사이의 경계가 약간은 불명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 고대 판타지 소설 <봉신연의>에 상서로운 영수(靈獸)로 등장하는 사불상은 환상의 생물인 동시에 실존하는 종이다. 현실의 사불상도 당나귀의 몸통, 말의 머리, 소의 발굽, 사슴의 뿔을 갖추었지만 넷 다 아닌 모습(四不像)이다. 사불상의 이름에는 신화와 사실이 혼재되어 있다.
반면 호주에 서식하는 오리너구리는 꽤 오랫동안 날조한 거짓말 취급을 받았다. 오리 같은 부리, 비버의 두툼한 꼬리, 물갈퀴가 달린 수달의 발을 지닌 오리너구리의 모습은 당시 영국 과학자들의 지식으로는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현대과학으로도 오리너구리는 심히 독특한 생물이다. 이들은 조류처럼 알을 낳지만 포유류답게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
오래된 유럽의 세계지도를 보면 옛날 사람들은 미지의 공간에 ‘여기에 용이 있다’고 적었다. 용은 허구지만 공룡은 실존했다. 고생물학은 공룡을 비롯해 한때 지구상에 존재했을 생물의 모습을 추정한다. 새로운 화석이 발견되거나 연구가 진척되면 고대 생물의 이미지도 대대적으로 수정되곤 했다. 브론토사우루스는 존재가 부정되었다가 나중에 다시 독립된 종으로 인정받았다. 상상과 실재, 과학과 비과학의 꼬리표가 완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성실한 연구와 의도적인 거짓말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 한때 세상을 들썩였던 괴물들의 정체를 추적하는 논픽션 <근대 괴물 사기극>은 사기꾼과 허풍쟁이가 어떻게 사람들을 속였는지 설명한다. 그들은 동물 시체를 이리저리 조합해 신종을 만들고, 빈약한 경험담을 과장해서 퍼뜨렸다. 설득력을 확보하고자 과학적 사실을 끌어오기도 했다. ‘식인 나무’의 창작자는 찰스 다윈의 식충식물 연구에 숟가락을 얹었다. 식충식물은 잎을 움직이거나, 단 액체를 흘려 먹이를 잡는다. 그렇다면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정글 속 어디에는 향긋한 액체를 내며 인간 크기의 동물을 잡아먹을 만큼 거대한 나무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를 심층 취재한 기사 ‘크리노이다 다지아나: 마다가스카르의 식인 나무’는 마다가스카르의 선주민 집단이 식인 나무에 제물을 바치는 모습을 호러 소설처럼 생생하게 묘사했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하는데, 명백히 거짓말이다.
의도는 괘씸했을지 몰라도 스스로 움직이며 먹이를 잡는 거대 식물의 이미지는 창작물에 풍부한 원천을 제공했다. 사기극에 속지 않으면서도 괴물, 드래건, 외계인을 상상하는 일은 가능하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외계생물학 연구로 금성의 생명체는 어떤 모습일지 추론했다. 보이저호의 ‘골든 디스크’ 제작에는 SF 작가들의 자문이 포함되었다. 나는 최근 빅풋 혹은 사스콰치와 관련한 뜨거운 논란을 알게 되었다. 빅풋을 만나면 총으로 쏠 것인가? 상대는 멸종위기종이고, 지성체일 수도 있다. 공격하지 않으면 이쪽이 당할지도 모르고, 조우했다는 증거도 남지 않는다. 실용성은 없지만 생각할수록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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