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5선 꽃가마’ 한 달 만에…‘보수 대권 주자’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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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7-26 15:37본문
정치 인생 최대 위기…형 확정 땐 대선 출마 불가, 야권 구도 파장국힘 “정치 판결” 반발…당내선 “오 아웃되면 한동훈 데려올 것”민주당 “사필귀정” 환영… ‘오 즉각 사퇴, 법원 빠른 선고’ 촉구도
법원이 22일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 1심 재판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하면서 오 시장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야권 유력 대선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한 달여 만에 정치 항로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과 대선 출마 자격을 잃게 돼 보수 야권뿐만 아니라 전체 정치 지형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접전 끝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을 안고도 시장직 수성에 성공하면서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았다. 여야를 통틀어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함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판결로 오 시장의 정치 운명은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당장 국민의힘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대선 주자군이 두꺼워졌다는 강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 명이 꺾이고 나면 ‘경쟁자가 없어졌으니 좋다’가 아니라 같이 뛰는 사람들이 함께 힘이 빠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도 2심에서 유죄 나왔는데 대통령이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원 판결에 반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지, 아니면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인지 국민에게 묻게 만드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본인의 재판은 모두 멈춰 있다”며 “이재명 재판이 재개되지 않는 한, 법원의 어떤 판결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올렸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명태균의 진술에 의존한 판사의 예단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계파별로 온도 차도 감지됐다. 한 당권파 인사는 “지방선거 전에 오 시장은 결격 사유가 있으니 컷오프(공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공당으로서 부적절한 후보를 공천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비당권파 인사는 “당권파는 오 시장이 싫겠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홍준표 전 대구시장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윤석열 전 대통령을 데려온 것을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이라는 대안이 있으니 한동훈 복당 반대도 힘이 실리는 것”이라면서 “한동훈밖에 대안이 없다면 당권파에 더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치브로커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시킨 명백한 범죄에 대한 사필귀정”이라며 “자신의 죄를 겸허히 인정하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오 시장 사퇴와 법원의 빠른 선고를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민들께 석고대죄하고 퇴장하라”고 적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항소심은 더 엄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요구한다. 특검법이 정한 재판 기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적었다. 특검법에는 1심 선고는 6개월 안에, 항소심과 상고심 선고는 각 3개월 안에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의 대법원 확정판결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의 국내 도입 방안 마련을 공개 지시하면서 5년 넘게 멈춰 있던 제도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온라인엔 미프진을 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국제 비영리 페미니스트 단체 ‘우먼헬프우먼(Women Help Women·WHW)’은 그때마다 언급되는 단체 중 하나다.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지원을 이어온 이 단체는 입법 미비 기간에 수많은 상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우먼헬프우먼은 201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사용 중이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률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며 허가를 미뤘고, 이에 따라 미프진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2021~2022년 우먼헬프우먼 등 해외 단체와 연결된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도 했다.
우먼헬프우먼 소속 활동가 A씨는 정부의 웹사이트 차단 이후 상담 건수는 줄었지만 이는 임신중지가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안전한 임신중지에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한 약이 정품이 맞는지 모르겠다”, “가짜 약을 먹은 것 같다”는 등 불안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약물은 진위와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우먼헬프우먼은 이를 확인하고 WHO 가이드라인에 따른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상담을 요청한 여성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며 “청소년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부모나 학교에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큰 장벽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임신중지약은 한 알에 50만~6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먼헬프우먼은 이보다 낮은 75유로(약 11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거나 취약계층의 경우 무료로 지원하기도 한다.
A씨는 특히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이주한 한 여성을 잊지 못한다. 그는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남편의 강요로 임신을 유지해야 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남편에게 상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그는 매번 e메일을 삭제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약물을 받은 뒤 출혈이 시작돼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연락은 끊어졌다.
A씨는 이처럼 임신중지는 단순한 의료접근성의 문제가 아닌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통제적인 관계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임신중지가 처벌되지 않게 된 이후에도 필요한 정보와 의료 접근성, 자기결정권을 실제로 보장하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미프진 도입 논의 역시 단순한 약물 허가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임신중지가 의료서비스로서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비용과 지역, 사회적 낙인 때문에 필요한 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접근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다. A씨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신중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근거에 기반한 정책과 의료 접근성 개선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임신중지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좋은 이웃이란 뭘까? ‘좋은 이웃’ 타령이라니, 요즘 세상에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를 고하는 기분이 드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이웃은 옆집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내가 이사온 집에 전에 살던 ‘성님네’ 집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며 불쑥 찾아오셨다. 그날 문득 좋은 이웃이란 서로의 존재 자체를 몰라도 되는 완벽한 타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최근 오지랖을 부리며 기꺼이 ‘나쁜 이웃’이 되었다. 우리 빌라 거주자 단톡방에 1층 공동 현관문에 도어록을 달아 밤에는 닫아두자는 제안이 올라온 것이 발단이었다. 여름철 벌레와 소음을 막고 1인 가구의 안전도 챙기자는 취지였다. 모두 동의하던 중, 누군가 “쿠팡 새벽배송은 어쩔 거냐”며 우려를 표했다. 30년 넘은 오래된 우리 빌라에는 자동문 시스템이 없어서 배송기사님이 나가실 때 문을 안 닫고 가시면 말짱 소용이 없다. 나는 끙끙 고민하다 이것도 기회다 싶어 작심 발언을 던졌다. “이참에 우리 모두 새벽배송을 끊어볼까요?” 그리고 한동안 아무도, 아무 말도 없었다.
그냥 이사나 갈까, 고민하던 차에 톡이 올라왔다. “○○호인데요. 저는 앞으로도 쿠팡 프레시를 쓰게 될 것 같아요. 그래도 글을 보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동네에서 살 수 있는 상품들을 찾아보고 조금씩 시도해봐야겠네요. 많이 고민하며 쓰셨다는 거 느꼈어요.”
쿠팡에서 탈퇴한 ‘탈팡’ 실천자도, 여전히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사람도 안다. 저녁이 없는 삶, 돌봄의 부재와 시간 빈곤, 지역 상권의 쇠퇴를 빼놓고는 지금의 쿠팡을 논할 수 없음을 말이다. 이소연 작가는 “쿠팡이라는 괴물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지 않는 한, 공공이 실패한 자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착취한 결과인 쿠팡은 여전할 것”이라고 썼다. 아니나 다를까, 일련의 사태로 경영상 타격을 입었던 쿠팡은 최근 다시 예전 이용자 수를 회복했다.
쿠팡의 압도적 성장은 24시간 자원과 인력을 최대치의 속도로 갈아넣는 이른바 ‘혁신’을 통해 가능했다. 우리는 시민이자 소비자로서 갈등하지만, 대개는 비대한 소비자 정체성이 시민적 정체성을 압살하는 선택을 내린다. 극도로 강력한 화석연료 사회에서는 더 많이 더 빠르게 소비할수록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막대한 탄소와 쓰레기를 배출하고, 물건은 물론 사람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총체적으로 망가져 간다.
우리 빌라는 끝내 쿠팡의 새벽배송을 끊어내진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좋은 이웃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이웃이란 남의 ‘내돈내산’에 말을 얹기도 하고 다정한 태도로 그 낯선 의견을 듣기도 하고, 계단에서 마주치면 슬쩍 인사하는 언저리에 있지 않을까.
구마시로 도루 작가는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에서 “소비자가 아닌 시민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 낯선 라이프스타일과 맞닥뜨리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여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썼다. 내가 쿠팡을 탈퇴했던 이유도 싸고 편리하게 구입하는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불편하게 부딪히더라도 서로에게 다정한 시민이자 좋은 이웃이 될 가능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법원이 22일 오세훈 서울시장 여론조사비 대납 사건 1심 재판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하면서 오 시장이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야권 유력 대선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한 달여 만에 정치 항로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형이 이대로 확정되면 오 시장은 시장직과 대선 출마 자격을 잃게 돼 보수 야권뿐만 아니라 전체 정치 지형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접전 끝에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 등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을 안고도 시장직 수성에 성공하면서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았다. 여야를 통틀어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함께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등극했다는 평가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판결로 오 시장의 정치 운명은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당장 국민의힘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대선 주자군이 두꺼워졌다는 강점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한 명이 꺾이고 나면 ‘경쟁자가 없어졌으니 좋다’가 아니라 같이 뛰는 사람들이 함께 힘이 빠져버리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도 2심에서 유죄 나왔는데 대통령이 되지 않았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은 법원 판결에 반발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인지, 아니면 정치권력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기관인지 국민에게 묻게 만드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 본인의 재판은 모두 멈춰 있다”며 “이재명 재판이 재개되지 않는 한, 법원의 어떤 판결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올렸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명태균의 진술에 의존한 판사의 예단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계파별로 온도 차도 감지됐다. 한 당권파 인사는 “지방선거 전에 오 시장은 결격 사유가 있으니 컷오프(공천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공당으로서 부적절한 후보를 공천한 것에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 비당권파 인사는 “당권파는 오 시장이 싫겠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이라며 “홍준표 전 대구시장으로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윤석열 전 대통령을 데려온 것을 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이라는 대안이 있으니 한동훈 복당 반대도 힘이 실리는 것”이라면서 “한동훈밖에 대안이 없다면 당권파에 더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정치브로커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시킨 명백한 범죄에 대한 사필귀정”이라며 “자신의 죄를 겸허히 인정하고 법적·정치적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들은 오 시장 사퇴와 법원의 빠른 선고를 촉구했다.
김영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시민들께 석고대죄하고 퇴장하라”고 적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항소심은 더 엄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요구한다. 특검법이 정한 재판 기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적었다. 특검법에는 1심 선고는 6개월 안에, 항소심과 상고심 선고는 각 3개월 안에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의 대법원 확정판결은 이르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먹는 임신중지약’ 미프진(성분명 미페프리스톤)의 국내 도입 방안 마련을 공개 지시하면서 5년 넘게 멈춰 있던 제도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는 동안 온라인엔 미프진을 구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왔다.
국제 비영리 페미니스트 단체 ‘우먼헬프우먼(Women Help Women·WHW)’은 그때마다 언급되는 단체 중 하나다.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지원을 이어온 이 단체는 입법 미비 기간에 수많은 상담을 진행했다. 그동안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우먼헬프우먼은 201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필수의약품으로 지정돼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사용 중이만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되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자보건법과 형법 등 관련 법률이 먼저 정비돼야 한다며 허가를 미뤘고, 이에 따라 미프진을 국내로 들여오거나 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정부는 2021~2022년 우먼헬프우먼 등 해외 단체와 연결된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하기도 했다.
우먼헬프우먼 소속 활동가 A씨는 정부의 웹사이트 차단 이후 상담 건수는 줄었지만 이는 임신중지가 감소했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여성들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더 쉽게 노출되고 안전한 임신중지에 접근할 수 있는 장벽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온라인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한 약이 정품이 맞는지 모르겠다”, “가짜 약을 먹은 것 같다”는 등 불안을 호소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약물은 진위와 품질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우먼헬프우먼은 이를 확인하고 WHO 가이드라인에 따른 복용법과 주의사항을 안내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상담을 요청한 여성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며 “청소년의 경우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부모나 학교에 알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더욱 큰 장벽을 겪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임신중지약은 한 알에 50만~6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먼헬프우먼은 이보다 낮은 75유로(약 11만원) 정도의 기부금을 받거나 취약계층의 경우 무료로 지원하기도 한다.
A씨는 특히 결혼 후 남편을 따라 지방으로 이주한 한 여성을 잊지 못한다. 그는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남편의 강요로 임신을 유지해야 했다.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었다. 남편에게 상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그는 매번 e메일을 삭제하며 상담을 이어갔다. 약물을 받은 뒤 출혈이 시작돼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연락은 끊어졌다.
A씨는 이처럼 임신중지는 단순한 의료접근성의 문제가 아닌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는 환경의 문제라고 말했다. A씨는 “가정폭력이나 통제적인 관계에 놓인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며 “임신중지가 처벌되지 않게 된 이후에도 필요한 정보와 의료 접근성, 자기결정권을 실제로 보장하는 사회적·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최근 미프진 도입 논의 역시 단순한 약물 허가를 넘어서야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장 시급한 것은 임신중지가 의료서비스로서 안정적으로 제공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비용과 지역, 사회적 낙인 때문에 필요한 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접근성을 보장하는 제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정책 결정권자의 의지다. A씨는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다고 해서 임신중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근거에 기반한 정책과 의료 접근성 개선을 통해 누구나 안전하게 임신중지 의료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좋은 이웃이란 뭘까? ‘좋은 이웃’ 타령이라니, 요즘 세상에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를 고하는 기분이 드오. 내가 기억하는 가장 인상적인 이웃은 옆집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내가 이사온 집에 전에 살던 ‘성님네’ 집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며 불쑥 찾아오셨다. 그날 문득 좋은 이웃이란 서로의 존재 자체를 몰라도 되는 완벽한 타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최근 오지랖을 부리며 기꺼이 ‘나쁜 이웃’이 되었다. 우리 빌라 거주자 단톡방에 1층 공동 현관문에 도어록을 달아 밤에는 닫아두자는 제안이 올라온 것이 발단이었다. 여름철 벌레와 소음을 막고 1인 가구의 안전도 챙기자는 취지였다. 모두 동의하던 중, 누군가 “쿠팡 새벽배송은 어쩔 거냐”며 우려를 표했다. 30년 넘은 오래된 우리 빌라에는 자동문 시스템이 없어서 배송기사님이 나가실 때 문을 안 닫고 가시면 말짱 소용이 없다. 나는 끙끙 고민하다 이것도 기회다 싶어 작심 발언을 던졌다. “이참에 우리 모두 새벽배송을 끊어볼까요?” 그리고 한동안 아무도, 아무 말도 없었다.
그냥 이사나 갈까, 고민하던 차에 톡이 올라왔다. “○○호인데요. 저는 앞으로도 쿠팡 프레시를 쓰게 될 것 같아요. 그래도 글을 보고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동네에서 살 수 있는 상품들을 찾아보고 조금씩 시도해봐야겠네요. 많이 고민하며 쓰셨다는 거 느꼈어요.”
쿠팡에서 탈퇴한 ‘탈팡’ 실천자도, 여전히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사람도 안다. 저녁이 없는 삶, 돌봄의 부재와 시간 빈곤, 지역 상권의 쇠퇴를 빼놓고는 지금의 쿠팡을 논할 수 없음을 말이다. 이소연 작가는 “쿠팡이라는 괴물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를 만들지 않는 한, 공공이 실패한 자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착취한 결과인 쿠팡은 여전할 것”이라고 썼다. 아니나 다를까, 일련의 사태로 경영상 타격을 입었던 쿠팡은 최근 다시 예전 이용자 수를 회복했다.
쿠팡의 압도적 성장은 24시간 자원과 인력을 최대치의 속도로 갈아넣는 이른바 ‘혁신’을 통해 가능했다. 우리는 시민이자 소비자로서 갈등하지만, 대개는 비대한 소비자 정체성이 시민적 정체성을 압살하는 선택을 내린다. 극도로 강력한 화석연료 사회에서는 더 많이 더 빠르게 소비할수록 합리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막대한 탄소와 쓰레기를 배출하고, 물건은 물론 사람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총체적으로 망가져 간다.
우리 빌라는 끝내 쿠팡의 새벽배송을 끊어내진 못했다. 그럼에도 나는 좋은 이웃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이웃이란 남의 ‘내돈내산’에 말을 얹기도 하고 다정한 태도로 그 낯선 의견을 듣기도 하고, 계단에서 마주치면 슬쩍 인사하는 언저리에 있지 않을까.
구마시로 도루 작가는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에서 “소비자가 아닌 시민적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낯선 사람, 낯선 라이프스타일과 맞닥뜨리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여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썼다. 내가 쿠팡을 탈퇴했던 이유도 싸고 편리하게 구입하는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 불편하게 부딪히더라도 서로에게 다정한 시민이자 좋은 이웃이 될 가능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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