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좋아요 [책과 삶]어머니·아버지, 이제 당신과 절연합니다···가족이란 ‘거짓 우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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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5-11 09:2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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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좋아요 가족 해방에이먼 돌런 지음|김은지 옮김|복복서가 | 376쪽 |1만 9000원
이야기는 저자가 자신의 어머니와 나눈 마지막 대화와 함께 시작한다. 그는 어렸을 때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어머니에게 매를 맞았다. 대학에 진학하며 집을 떠나서야 다른 친구들은 ‘냄비에 방치해서 굳어버린 오트밀’이 아닌 ‘갓 끓여 따뜻한 오트밀’을 먹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의 키는 캠퍼스에서 8㎝가 더 자랐는데 아마도 그제야 제대로 된 식단으로 식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성인이 된 뒤에도 어머니의 하소연과 조롱 등 모욕적 대화의 말 상대가 되어야 했던 그는 어느 날 결심한다. 자신을 학대해온 가족과 절연하기로. 그리고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피해자들이 학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책을 쓰기로 한다.
혈연으로 묶인 가족은 대개 이상적인 공동체로 여겨지지만, 모든 가족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책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매년 300만건 이상 아동학대 사례가 신고된다. 한국의 경우 2024년 기준 아동학대 신고는 5만242건으로 2020년의 4만2251건 대비 19% 늘며 증가 추세를 보였다.
신고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저자가 마흔이 되어서야 자신이 학대당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인정했던 것처럼 가정 내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잘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은 외부 세계에 대한 정보가 적어 자신의 가정생활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신체적·성적·정신적 학대는 피해자의 삶에 반복적으로 누적되면서 우울·중독·비만, 더 나아가서는 자살 충동 등 피해자의 인생을 갉아먹는 질병을 유발한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가족 내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로 가해자를 피해자에게서 잠시 격리하고 치료하는 형태의 방법이 쓰였다. 알코올중독에 빠진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면 그 부모를 병원에 보내 치료하게 하는 식이다. 이때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깨질 수 없는 굳건한 성채로 존재한다. 그리고 가해자는 언제나 피해자 곁으로 돌아올 수 있다. 가족 내 폭력의 특징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완전한 타인 혹은 친구 관계로만 바꿔도 이 해결책이 얼마나 비상식적인지가 보인다. 자신을 때리고 죽일 수도 있었던 범죄자를 치료까지 해주고 다시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일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필요한 것은 피해자가 자신의 상황을 깨닫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자신을 파괴하는 “가족이라는 거짓 우상”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책은 “가해자들의 거짓 사랑에 보답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사랑과 학대는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우리를 학대하는 사람은 종종 자신이 우리를 사랑한다고 믿지만, 그들은 단지 자기 이익만을 위해 우리와 관계 맺는 것”이라며, 이 사실을 인정했을 때 “마음이 무너져 내렸지만 동시에 해방감도 느꼈다”고 말한다. 2015년 케임브리지대학 가족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친족과 결별한 사람 중 80%가 절연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책은 절연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먼저 조용한 상황에서 학대자의 잘못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이 과정은 학대 행위를 피해자가 감각하는 추상의 영역이 아닌 용납할 수 없는 객관적 현실로 볼 수 있게 돕는다. 이어 학대자와 자신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을 정하고 이를 학대자에게 공유한다. 저자의 경우 “합당한 용건이 없는 한 하루에 수차례 전화하지 않기” “네 살 때 이웃집 아들에게 성폭행당한 일을 농담 삼지 말기” 등이었다.
무엇보다 절연 과정에서 자기를 돌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부모와 약속하듯 스스로 약속을 정해 지키며 안정감을 갖는 연습을 한다. 독서, 요리, 춤추기, 등산 등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통해 근심을 쫓는다. 책은 “스스로를 돌보기 시작하면 학대자가 우리에게 감추거나 키우지 못하게 막은 힘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미국의 베테랑 편집자로, 이번 책은 그의 첫 도서다. 자신과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저자를 섭외하려 노력했으나 찾기 어렵자 스스로 저술과 기획에 나섰다. 책은 폭력의 당사자로서 자신과 같은 학대의 피해자들에게 자유와 평화로 가기 위한 용기를 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으며, 사회를 향해서도 가족 내 폭력에 대한 집단의 책임을 인지할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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