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베트남·말레이시아 찾아 수변개발·스마트시티 등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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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0회 작성일 25-12-07 07:09본문
서울시는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음악·음식·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한 호감과 문화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는 만큼 이번 출장에서 서울의 도시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기업 진출의 교두보를 놓는 한편 수도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5일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2025 서울 하노이 도시정책 공유 포럼’에 참석해 홍강 개발과 디지털 행정 모델 전환을 준비중인 하노이시에 수변 혁신개발·스마트도시 등의 정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한다.
6일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해 클랑강과 곰박강 일대 수변을 복원, 치수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변 문화 활성화·관광 특화에 성공한 ‘리버 오브 라이프(River of Life)’ 현장을 찾는다.
7일에는 쿠알라룸푸르 중심가 파렌하이트88에서 열리는 ‘서울마이소울 인 쿠알라룸푸르(Seoul My Soul in Kuala Lumpur)’를 찾아 서울관광을 알릴 예정이다. 오 시장은 ‘서울굿즈 크리스마스트리’에 점등하고 서울 관광 경품추첨 등에 참여하며 현지 한류 팬과 소통할 예정이다.
마지막날인 8일에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미디어커머스 시장에 서울 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틱톡 동남아(SEA) 간 협약식에 참석한다. 또 교통 혼잡 해소 및 홍수에 대비한 복합터널 ‘SMART(Stormwater Management And Road Tunnel)’을 방문해 대심도 빗물 배수터널 활용 방안도 살펴본다.
시가 추진하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정원도시 서울’ 등의 정책 관련 현장도 찾는다. 오 시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복합개발 건축물 ‘메르데카118’, 호수공원 ‘페르다나 보태니컬 가든’, 행정수도이자 지능형 정원도시 ‘푸트라자야’ 등을 시찰한 후 8일 밤 귀국길에 오른다.
“내가 먼저 죽으면 골치 아파. 영감은 누가 돌보라고? 시설에나 보내야지.”
이웃도 얼마 남지 않은 시골에 사는 할머니께서는 종종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먼저 돌아가시면 할아버지를 돌볼 수 없으니 오래 살아야겠다는 뜻입니다. 할머니께서 굽은 등으로 홀로 차렸을 할아버지의 밥상과 널고 갰을 빨래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렸습니다.
할머니의 씁쓸한 말씀은 노인 돌봄노동의 ‘성별 불평등’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한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5명 중 1명은 노인인 ‘초고령사회’ 한국에서 돌봄은 개개인을 떠나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특정 집단에만 돌봄노동을 몰아 주는 구조는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어떻게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돌봄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점선면팀 윤희승 인턴기자가 지난달 20일 돌봄 연구자인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장(교수)을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한국 돌봄 문화의 독특한 특징은 ‘노인 아내가 집에서 노인 남편을 돌본다’는 한 줄로 요약됩니다. 장숙랑 교수는 한국 등 13개국의 50세 이상 비공식 돌봄(가족·이웃 등 주변인이 제공하는 돌봄) 데이터를 비교해봤는데요. 한국의 비공식 돌봄 제공자 중 여성 비율은 65%로 2위,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52%로 1위였습니다.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가 같은 공간에 사는 비율은 88%로 2위(스페인·51%)와 3위(이탈리아·34%)를 아득히 뛰어넘었습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가족주의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데, 왜 한국만 이렇게 높은 수치가 나올까요? 장숙랑 교수는 문화적 차이를 지적합니다. 한국 남성 노인들이 배우자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돌봄을 제공받기를 꺼린다는 점, 돌봄 노동을 가족 안에서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장 교수는 이를 두고 “자연적 노예”와 다를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배우자의 돌봄을 더는 받을 수 없게 되면 노인은 급속도로 취약해집니다. 특히 인구소멸지역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알아차려줄 이웃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결과 한국인 대부분은 요양시설에서 외롭게 삶을 마무리합니다. 장숙랑 교수는 “사람들은 내가 살던 집에서 가족이나 이웃과 생의 말기를 맞고 싶은데, 잘 모르는 곳에서 하얀 천장을 보며 말기를 맞는다”며 “편안하게 임종할 수 있는 공간조차 없는 요양시설도 많다”고 했습니다.
독박 돌봄은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숙랑 교수는 “여성 노인이 돌봄노동을 과도하게 떠맡는 국가는 전체 여성의 사회 참여도도 낮다”며 “무급 간병에 의존할수록 우리 사회의 발전 가능성은 없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성 노인의 독박 돌봄 문제는 세대를 넘나들며 여성에게 짐을 지우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부는 간병비 지원이나 요양시설 확충 등, 주로 공적 돌봄을 지원함으로써 공백을 메꾸려 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효과적일까요? 장숙랑 교수는 “100% 맞는 말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전문 기관이나 인력이 개입하는 공식 돌봄이 아무리 늘어도 사적·비공식 돌봄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시더라도, 부모의 상태를 확인하고 병원비를 마련하는 등의 일은 필요하죠. 장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순간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접근하는 것은 가까운 사람일 수밖에 없다”며 “비공식 돌봄과 공식 돌봄은 처음부터 함께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돌봄을 받는 사람’만큼이나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을 돕는 것도 중요하다고 장숙랑 교수는 말합니다. 장 교수는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지난달 13일 열린 유엔여성기구 포럼 ‘모두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돌봄 서비스 혁신과 투자’에서 소개했습니다. 2023~2024년 인구소멸지역인 전북 정읍에서 ‘기술을 통한 돌봄 부담 경감’을 실험한 결과인데요. 처음에는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AI가 노인들에게 안부 전화를 거는 서비스를 도입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AI의 전화 상담만으로는 노인의 욕구와 상황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었습니다.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인들이 AI 스피커의 경보음을 끌 줄 몰라서 이불로 덮어 두는 일도 있었습니다.
장숙랑 교수는 대신 노인의 가족이나 이웃 주민, 의사·약사 등을 위한 ‘통합돌봄 시스템’을 시도했습니다. 돌봄 대상 노인의 건강·복지 관련 데이터들이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를 한 시스템으로 통합한 겁니다. 이 통합 데이터를 돌봄 제공자들에게 공유했더니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가족은 노인의 건강·의료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주민센터나 보건소도 노인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정확히 진단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만으로 여성 노인에게 돌봄노동이 떠넘겨지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순 없습니다. 세탁기와 청소기가 발명됐어도 여성이 가사노동을 떠맡는 구조가 사라지진 않는 것처럼 말이죠. 장숙랑 교수도 “불평등한 돌봄 부담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정책의 방향성과 문화적 영역에서 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성별·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지속가능한 돌봄사회’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그런 돌봄사회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아직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숙랑 교수는 “가족 안에서만의 돌봄을 당연시하는 기존 사고로부터 탈피해야 한다”며 “이웃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물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만 이웃으로 생각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관계 속에서의 여러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가 돌봄이 필요할 때 도와줄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장 교수가 정읍에서 실험한 ‘통합돌봄 시스템’ 같은 서비스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장숙랑 교수는 “공공이 이런 정책을 마련해야 전 국민이 돌봄에 동참할 수 있고 효능감을 얻을 수 있다”며 “돌봄을 다 같이 고민해주는 제도와 서비스를 우리 사회가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돌봄 사회’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1인 가구와 맞벌이가 늘면서 가족 형태가 다양해지는 요즘, 지속가능하고 평등한 돌봄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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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앱 계좌 잔액에 예상외로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 있었다. 오래전에 출간한 책이 증쇄되면서 인세가 입금된 것이다. 계획에 없던 여윳돈은 마음을 웅장하게 만들었다. 겨울 여행을 갈지, 외투를 한 벌 장만할지, 일단 오늘 저녁 소고기부터 굽고 볼지.
이렇게 무엇을 할까 하는 즐거운 궁리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것은 낯선 느낌을 주었다. 문득 얼마 전 ‘의욕이 없어서 우울증에 걸린 것 같다’며 찾아왔던 30대 여성이 떠올랐다. 그녀는 회사에 다니며 맡은 일은 큰 무리 없이 해냈고, 성과도 나쁘지 않아 매년 중간 고과 인센티브를 받았다. 대인관계도 무난했고 혼자 살긴 했지만, 그렇다고 생활이 엉망진창인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남들처럼 퇴근 후 운동을 하거나 주말에 박물관에 가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삶은 아니었다. 집에 오면 씻고 정리하고 쉬는 게 전부인 일상을 되풀이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스스로를 자책하며 눈물을 글썽이곤 했다. 회사에서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해내고 있지만, 의욕이 없어서 이러다 뒤처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 컸다. 이분은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없는 것이었을까?
“의욕은 평소에 없는 게 정상이에요. 가끔 생기는 것입니다.”
내가 대답한 내용이다. 실은 나도 의욕이 없는 날이 많고 종일 진료를 본 날이면 귀가 후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의욕은 어쩌다 하루 있는 것이지, 매일 의욕이 차올라와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게 아닌가 싶다. 의욕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적극적 마음”이다. 그런데 기본적인 일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내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선뜻 원래 하던 일이 내키지 않을 때 “일이 손에 안 잡힌다” “일에 의욕이 없다”고 말하곤 한다. 언덕을 앞에 두고 액셀을 밟아도 차에 속도가 안 붙는 그런 상황과 같다. 이걸 극복하는 것은 조금 더 힘을 주면 된다.
한편 적극적인 의욕이란 조금 다른데,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지만, 새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상태’에 가깝다. 외국어 공부나 운동을 새로 시작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 때와 비슷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여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마치 여윳돈이 생기자 무엇을 해볼까 궁리하게 되는 것과 같다. 우리의 일상은 생활비 통장처럼 월급날이 다가오면 잔액이 거의 남지 않도록 짜여 있다. 그러니 여윳돈 같은 에너지의 여유분이 늘 넉넉할 수는 없다. 에너지에 여유가 있어야 비로소 의욕이 발동하는데, 늘 충만하지 못하니 스스로를 ‘의욕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병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그분은 우울증이 아니었고, 의욕이 없는 것도 문제는 아니었다. 가끔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끼기는 했지만 병리적 징후는 없었다. 다만 의욕이 없는 상태를 ‘무기력’으로 착각하고 있었을 뿐이다. 무기력은 머리로는 해야 할 일을 알면서도 몸과 마음이 전혀 따라오지 않아 실제로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구간을 말한다. 그 정도의 무기력에 빠지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는 의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자신을 무기력하다고 단정한다. 그러나 의욕과 무기력 사이에는 꽤 넓은 정상 구간이 있고, 거의 모든 사람이 그 구간 안에서 하루를 산다. 의욕의 부재는 아쉬운 일일 뿐, 병적인 결함이 아니다.
언제나 신나고 의욕이 넘쳐야 정상인 것은 아니다. 그럴 때는 ‘요즘 컨디션이 좋구나’ 하고 여겨도 충분하다. 일을 무리 없이 마치고, 해냈다는 성취를 느끼며 무심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괜찮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그 일상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사실은 많은 에너지가 드니까. 그러다 여윳돈이 생기듯 에너지가 차오를 때, 비로소 의욕이 느껴진다. 그 순간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무기력은 경계해야 하지만, 의욕이 없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의욕이 생기면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 쓰면 된다. 의욕은 언제나 충만한 상태가 아니라, 가끔 나타나는 순간이다. 마치 여윳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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